보도자료
2025.12.26[월간중앙 26년 1월호] “일탈 막을 내부 통제 부족했다…투명성 검증에 외부 전문가 참여 보장” [직격 인터뷰] ‘신뢰 회복’ 사명 짊어진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장
[월간중앙 26년 1월호]
“일탈 막을 내부 통제 부족했다…투명성 검증에 외부 전문가 참여 보장”
[직격 인터뷰] ‘신뢰 회복’ 사명 짊어진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장
“신념의 선언이 아닌 제도적 설계로 답할 것…사회적 책임 미흡 인정”
“정치적 중립 원칙 제도화할 것…권한 집중 해소 위한 조직 개편 추진”
특검 수사와 기소, 그리고 정교 유착 논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의 사회적 위상을 근본적으로 되묻게 했다. 오랜 기간 ‘통일교’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온 이 종교단체는 이제 신앙의 영역을 넘어 제도와 책임의 문제 앞에 서 있다. 가정연합은 개인의 일탈과 조직 관리의 실패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와 함께 조직 혁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신뢰는 선언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어떤 구조가 문제였고, 이를 어떻게 바로잡겠다는 것인지가 핵심이다. 가정연합 송용천 한국협회장은 “종교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신념이 아니라 제도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간중앙>은 이 발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송 협회장과 마주 앉았다.
이번 인터뷰는 가정연합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 논란의 쟁점을 짚고, 조직 운영과 제도 개편을 둘러싼 가정연합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 지난 12월 11일 서울 용산구에서 <월간중앙>과 마주 앉은 송용천 협회장은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종교적 신념에 대한 설명보다는 조직 운영 방식과 제도 개편 방향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명칭의 변화, 그리고 ‘가정’이라는 핵심 가치
여전히 많은 국민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을 ‘통일교’로 인식하고 있다. 가정연합은 어떤 단체인가?
“‘통일교’라는 명칭은 과거 공식적으로 사용된 이름이며, 사회적으로도 오랜 기간 굳어진 호칭이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그 이름으로 기억하고 계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공식 명칭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며, 이 명칭에는 단순한 이미지 변화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1997년 교단 명칭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사회적 인식과 언론 보도에서는 기존 명칭이 혼용돼 왔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가정연합이 강조해 온 핵심 가치는 ‘가정’이다. 종교 교리의 확산보다는, 가정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출산, 고령화, 공동체 해체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가정이라는 단위에서 바라보고, 이를 회복하는데 신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왔다. 가정연합의 본질은 ‘참된 가정의 회복’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저출산, 고령화, 청소년 문제의 근본 해법은 결국 ‘가정’에 있다고 본다. 하나님을 인류의 ‘부모’로 모시고, 우리 모두가 그분의 자녀로서 형제자매가 되어, ‘위하여 사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가정연합이 꿈꾸는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세상이다. 가정연합은 종교라는 틀을 넘어, 인류가 잃어버린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인 ‘가정’의 가치를 되찾아주는 ‘참사랑의 회복 운동’을 하는 곳이라 정의하고 싶다.”
한국에서 설립된 가정연합이 미국, 일본 등 세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된 배경은 무엇인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우선 가정이라는 개념이 지닌 보편성이 가정연합의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가족, 부모, 자녀라는 관계는 문화와 종교, 국경을 초월해 인간 사회의 기본 구조다. 적극적인 해외 활동과 국제 네트워크 형성도 확산을 가속했다. 냉전기와 탈냉전기를 거치며 다양한 국가에서 평화·가정·종교 간 대화와 관련된 활동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조직이 확장됐다.”
가정연합은 종교 활동 외에도 교육·언론·산업 영역에 관여해 왔다. 이 점이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종교 단체가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는 늘 논쟁적인 주제다. 가정연합은 신앙이 개인의 내면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사회 속에서 구현돼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교육·문화 활동은 신앙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종교와 사회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는 매우 신중해야 할 문제이다. 특히 언론이나 경제(산업) 영역은 공공성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최근 가정연합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과거의 활동 전반을 점검하고, 사회적 요구와 법적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특검 기소와 관련해 사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다. 가정연합의 공식 입장이 궁금하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린다. 종교단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당시 실무 책임자(윤영호 전 세계선교본부장)의 판단과 행위에서 비롯됐다. 교단 최고 지도부의 지시나 승인과는 무관하다. 다만 조직 차원에서 이를 사전에 관리·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관리 실패는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제도적 보완과 후속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교유착 논란과 정치적 중립의 시험대
한학자 총재에 대한 호칭과 관련해 신격화 논란도 있다.
“교단 내부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외부 사회가 받아들이는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독생녀’라는 표현은 가정연합 내부 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특정 개인을 절대적 존재로 신격화하려는 의미는 아니다. 독생녀의 본질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이 시대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의 논리가 아닌, 상처를 품고 봉합하는 어머니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세네갈의 이슬람 지도자나 미국의 기독교 성직자 등 세계 각국의 종교계 인사들이 그분을 ‘홀리 마더 한(Holy Mother Han)’이라고 부르며 존경하는 이유는, 그분이 종교와 국경을 넘어 인류를 자녀로 품고 헌신해 오셨기 때문이다. 이는 교리적 용어를 넘어, 그분의 삶에 대한 세계인들의 고백이자 헌사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정교 유착과 정당 가입 문제는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이었다. 근본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교적 목적에 대한 확신이 절차적 정당성보다 앞섰고, 그 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경계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다. 가정연합은 특정 정당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거나 정치 개입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 원칙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충분히 제도화되지 못했고, 그 결과 오해와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종교와 정치의 관계 설정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엄격한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
정치적 중립 원칙을 앞으로 어떻게 제도적으로 담보할 계획인가.
“종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해 이익을 추구하는 순간, 그 신앙의 본질을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창교 이래 70여년간 가정연합이 견지해 온 기본 가치이기도 하다. 조직 차원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을 지원하려는 계획이나 의도를 가진 적은 없지만, 그러한 원칙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겸허히 인정한다. 앞으로는 조직 차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확히 선언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명성 검증 시스템을 운영 규정에 명문화할 계획이다. 개인의 정치적 판단과 조직의 행위가 혼동되지 않도록 내부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하고, 정치 개입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정치적 중립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선언을 넘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가장 뼈아프게 느낀 점은, 원칙을 가진 것과 그 원칙이 실제 조직 운영에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가정연합은 정치적 중립을 중요한 가치로 강조해 왔지만, 그것이 조직의 규정과 절차 속에 충분히 녹아들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적 중립을 ‘선언적 가치’가 아니라 ‘제도적 의무’로 전환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구체적으로는 조직 차원의 정치 중립을 공식 규정으로 명문화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명성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치 관련 사안이 발생할 경우 내부 판단에만 맡기지 않고, 외부 시각에서 적절성을 검증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판단이나 열정이 조직 전체의 원칙을 흔드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추려 한다. 종교가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그 신앙 자체가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절감했다.”
논란 이후 신도 사회의 반응은 어떠한가.
“혼란과 불안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수사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낀 신도들도 적지 않다. 다만, 신도들 역시 조직 운영과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는 설명과 소통을 병행하며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동시에 신앙의 문제와 조직 운영의 문제를 분리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도 개인의 신앙과 삶이 조직의 문제로 인해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투명성 요구에 대한 응답과 사회적 역할
재정 투명성과 거버넌스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종교단체 내부에서는 부담이나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부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종교단체는 오랜 기간 내부 신뢰와 자율에 의존해 운영돼 온 측면이 있고, 외부 감사나 검증을 강화하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끼는 구성원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분명해진 것은, 내부 신뢰만으로는 사회적 신뢰를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공공성과 신뢰가 생명인 종교단체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은 무엇인가.
“이미 일부 구조적 개편은 마무리됐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총괄하던) 세계본부를 해체하고 기능을 분산시켜 권한 집중을 완화했다. 이는 조직 내부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국협회는 ‘혁신을 위한 성장위원회’ 안에 인사, 재정, 의사결정 구조 개선 등을 위한 7개의 특별 위원회를 발족해 가동 중이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외부회계 감사 도입과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문서화와 검증 절차를 강화해, 개인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줄이려 한다. 또한 차세대 지도자 교육 과정에 법과 제도, 공공성 관련 교육을 포함해 조직 문화 전반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재정 투명성과 외부 검증 요구에 대한 내부의 시각은 어떠한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재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종교 단체라고 해서 사회적 검증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공공성과 신뢰가 생명인 조직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변화는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할 책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가평 천원궁 등 대규모 시설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도 있다.
“천원궁과 효정천원 단지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지만, 동시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문화·관광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원 조성과 운영은 관련 법규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회계 관리 역시 점검을 받고 있다. 다만,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앞으로는 운영 방식과 재정 구조에 대한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외부의 검증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정연합이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맡고자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종교단체로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영향력 확대나 조직 성장보다는, 지역사회에서의 역할과 공공성에 집중하려 한다. 봉사활동, 다문화 가정 지원, 환경 보호 등 비교적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영역에서 책임 있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갈등을 완화하고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 가정연합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과거 민간 차원의 교류 경험과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관계는 매우 민감한 상황이며, 모든 활동은 정부 정책과 법적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가정연합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공식 외교를 보완하는 제한적이고 신중한 민간 교류 가능성을 모색하는 거다. 평화자동차나 보통강호텔 같은 경제협력 모델뿐만 아니라, ‘피스로드’와 같은 글로벌 평화운동을 통해 남북의 마음을 잇는 가교가 되겠다. 가정연합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 없이, 오직 ‘평화’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민간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북측도 가정연합의 이러한 진정성을 잘 알고 있다. 남북이 다시 형제로 만나는 그날을 위해, 가정연합이 가진 모든 국제적 네트워크를 기꺼이 국가를 위해 내놓겠다.
“남북 관계는 작은 발언 하나로도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북측 역시 국제 환경 변화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 이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바란다.”
출처: 월간중앙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959
“일탈 막을 내부 통제 부족했다…투명성 검증에 외부 전문가 참여 보장”
[직격 인터뷰] ‘신뢰 회복’ 사명 짊어진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장
“신념의 선언이 아닌 제도적 설계로 답할 것…사회적 책임 미흡 인정”
“정치적 중립 원칙 제도화할 것…권한 집중 해소 위한 조직 개편 추진”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장은 “종교단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특검 수사와 기소, 그리고 정교 유착 논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의 사회적 위상을 근본적으로 되묻게 했다. 오랜 기간 ‘통일교’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온 이 종교단체는 이제 신앙의 영역을 넘어 제도와 책임의 문제 앞에 서 있다. 가정연합은 개인의 일탈과 조직 관리의 실패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와 함께 조직 혁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신뢰는 선언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어떤 구조가 문제였고, 이를 어떻게 바로잡겠다는 것인지가 핵심이다. 가정연합 송용천 한국협회장은 “종교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신념이 아니라 제도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간중앙>은 이 발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송 협회장과 마주 앉았다.
이번 인터뷰는 가정연합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 논란의 쟁점을 짚고, 조직 운영과 제도 개편을 둘러싼 가정연합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 지난 12월 11일 서울 용산구에서 <월간중앙>과 마주 앉은 송용천 협회장은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종교적 신념에 대한 설명보다는 조직 운영 방식과 제도 개편 방향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명칭의 변화, 그리고 ‘가정’이라는 핵심 가치
여전히 많은 국민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을 ‘통일교’로 인식하고 있다. 가정연합은 어떤 단체인가?
“‘통일교’라는 명칭은 과거 공식적으로 사용된 이름이며, 사회적으로도 오랜 기간 굳어진 호칭이다. 많은 분들이 여전히 그 이름으로 기억하고 계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공식 명칭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며, 이 명칭에는 단순한 이미지 변화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1997년 교단 명칭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사회적 인식과 언론 보도에서는 기존 명칭이 혼용돼 왔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가정연합이 강조해 온 핵심 가치는 ‘가정’이다. 종교 교리의 확산보다는, 가정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출산, 고령화, 공동체 해체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가정이라는 단위에서 바라보고, 이를 회복하는데 신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왔다. 가정연합의 본질은 ‘참된 가정의 회복’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저출산, 고령화, 청소년 문제의 근본 해법은 결국 ‘가정’에 있다고 본다. 하나님을 인류의 ‘부모’로 모시고, 우리 모두가 그분의 자녀로서 형제자매가 되어, ‘위하여 사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가정연합이 꿈꾸는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세상이다. 가정연합은 종교라는 틀을 넘어, 인류가 잃어버린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인 ‘가정’의 가치를 되찾아주는 ‘참사랑의 회복 운동’을 하는 곳이라 정의하고 싶다.”
한국에서 설립된 가정연합이 미국, 일본 등 세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된 배경은 무엇인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우선 가정이라는 개념이 지닌 보편성이 가정연합의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가족, 부모, 자녀라는 관계는 문화와 종교, 국경을 초월해 인간 사회의 기본 구조다. 적극적인 해외 활동과 국제 네트워크 형성도 확산을 가속했다. 냉전기와 탈냉전기를 거치며 다양한 국가에서 평화·가정·종교 간 대화와 관련된 활동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조직이 확장됐다.”
가정연합은 종교 활동 외에도 교육·언론·산업 영역에 관여해 왔다. 이 점이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종교 단체가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는 늘 논쟁적인 주제다. 가정연합은 신앙이 개인의 내면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사회 속에서 구현돼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교육·문화 활동은 신앙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종교와 사회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는 매우 신중해야 할 문제이다. 특히 언론이나 경제(산업) 영역은 공공성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최근 가정연합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과거의 활동 전반을 점검하고, 사회적 요구와 법적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특검 기소와 관련해 사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다. 가정연합의 공식 입장이 궁금하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린다. 종교단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당시 실무 책임자(윤영호 전 세계선교본부장)의 판단과 행위에서 비롯됐다. 교단 최고 지도부의 지시나 승인과는 무관하다. 다만 조직 차원에서 이를 사전에 관리·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관리 실패는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제도적 보완과 후속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가정연합 금품수수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2025년 12월 12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가정연합 천정궁 일대가 적막하다. [연합뉴스]
정교유착 논란과 정치적 중립의 시험대
한학자 총재에 대한 호칭과 관련해 신격화 논란도 있다.
“교단 내부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외부 사회가 받아들이는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독생녀’라는 표현은 가정연합 내부 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특정 개인을 절대적 존재로 신격화하려는 의미는 아니다. 독생녀의 본질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이 시대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의 논리가 아닌, 상처를 품고 봉합하는 어머니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세네갈의 이슬람 지도자나 미국의 기독교 성직자 등 세계 각국의 종교계 인사들이 그분을 ‘홀리 마더 한(Holy Mother Han)’이라고 부르며 존경하는 이유는, 그분이 종교와 국경을 넘어 인류를 자녀로 품고 헌신해 오셨기 때문이다. 이는 교리적 용어를 넘어, 그분의 삶에 대한 세계인들의 고백이자 헌사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정교 유착과 정당 가입 문제는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이었다. 근본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교적 목적에 대한 확신이 절차적 정당성보다 앞섰고, 그 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경계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다. 가정연합은 특정 정당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거나 정치 개입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 원칙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충분히 제도화되지 못했고, 그 결과 오해와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종교와 정치의 관계 설정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엄격한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

가정연합에서는 한학자 총재를 ‘독생녀’로 칭한다. 이에 대해 송용천 협회장은 “가정연합 내부 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특정 개인을 절대적 존재로 신격화하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9월 17일, 한학자 총재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치적 중립 원칙을 앞으로 어떻게 제도적으로 담보할 계획인가.
“종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해 이익을 추구하는 순간, 그 신앙의 본질을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창교 이래 70여년간 가정연합이 견지해 온 기본 가치이기도 하다. 조직 차원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을 지원하려는 계획이나 의도를 가진 적은 없지만, 그러한 원칙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겸허히 인정한다. 앞으로는 조직 차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확히 선언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명성 검증 시스템을 운영 규정에 명문화할 계획이다. 개인의 정치적 판단과 조직의 행위가 혼동되지 않도록 내부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하고, 정치 개입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정치적 중립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선언을 넘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가장 뼈아프게 느낀 점은, 원칙을 가진 것과 그 원칙이 실제 조직 운영에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가정연합은 정치적 중립을 중요한 가치로 강조해 왔지만, 그것이 조직의 규정과 절차 속에 충분히 녹아들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적 중립을 ‘선언적 가치’가 아니라 ‘제도적 의무’로 전환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구체적으로는 조직 차원의 정치 중립을 공식 규정으로 명문화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명성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치 관련 사안이 발생할 경우 내부 판단에만 맡기지 않고, 외부 시각에서 적절성을 검증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판단이나 열정이 조직 전체의 원칙을 흔드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추려 한다. 종교가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그 신앙 자체가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절감했다.”
논란 이후 신도 사회의 반응은 어떠한가.
“혼란과 불안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수사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낀 신도들도 적지 않다. 다만, 신도들 역시 조직 운영과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는 설명과 소통을 병행하며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동시에 신앙의 문제와 조직 운영의 문제를 분리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도 개인의 신앙과 삶이 조직의 문제로 인해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투명성 요구에 대한 응답과 사회적 역할
재정 투명성과 거버넌스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종교단체 내부에서는 부담이나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부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종교단체는 오랜 기간 내부 신뢰와 자율에 의존해 운영돼 온 측면이 있고, 외부 감사나 검증을 강화하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끼는 구성원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분명해진 것은, 내부 신뢰만으로는 사회적 신뢰를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공공성과 신뢰가 생명인 종교단체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은 무엇인가.
“이미 일부 구조적 개편은 마무리됐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총괄하던) 세계본부를 해체하고 기능을 분산시켜 권한 집중을 완화했다. 이는 조직 내부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국협회는 ‘혁신을 위한 성장위원회’ 안에 인사, 재정, 의사결정 구조 개선 등을 위한 7개의 특별 위원회를 발족해 가동 중이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외부회계 감사 도입과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문서화와 검증 절차를 강화해, 개인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줄이려 한다. 또한 차세대 지도자 교육 과정에 법과 제도, 공공성 관련 교육을 포함해 조직 문화 전반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재정 투명성과 외부 검증 요구에 대한 내부의 시각은 어떠한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내부 감시 시스템의 부재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종교 단체라고 해서 사회적 검증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공공성과 신뢰가 생명인 조직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변화는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할 책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장은 “앞으로 외부 독립기관에 회계 감사를 위탁하고, 주요 기관별로 독립적인 감사 체계를 도입해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천원궁과 효정천원 단지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지만, 동시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문화·관광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원 조성과 운영은 관련 법규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회계 관리 역시 점검을 받고 있다. 다만,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앞으로는 운영 방식과 재정 구조에 대한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외부의 검증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정연합이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맡고자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종교단체로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영향력 확대나 조직 성장보다는, 지역사회에서의 역할과 공공성에 집중하려 한다. 봉사활동, 다문화 가정 지원, 환경 보호 등 비교적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영역에서 책임 있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갈등을 완화하고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 가정연합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과거 민간 차원의 교류 경험과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관계는 매우 민감한 상황이며, 모든 활동은 정부 정책과 법적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가정연합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공식 외교를 보완하는 제한적이고 신중한 민간 교류 가능성을 모색하는 거다. 평화자동차나 보통강호텔 같은 경제협력 모델뿐만 아니라, ‘피스로드’와 같은 글로벌 평화운동을 통해 남북의 마음을 잇는 가교가 되겠다. 가정연합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 없이, 오직 ‘평화’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민간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북측도 가정연합의 이러한 진정성을 잘 알고 있다. 남북이 다시 형제로 만나는 그날을 위해, 가정연합이 가진 모든 국제적 네트워크를 기꺼이 국가를 위해 내놓겠다.

과거 활발한 대북 사업을 전개했던 가정연합은 여전히 평양 내부 소식과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묻자 송용천 협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남북 관계는 작은 발언 하나로도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사진은 2002년 4월 6일 북한 남포시에서 열린 평화자동차 준공식. [사진 가정연합]
“남북 관계는 작은 발언 하나로도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북측 역시 국제 환경 변화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 이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바란다.”
출처: 월간중앙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959